치매는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닙니다. 뇌의 신경세포가 손상되면서 기억력, 판단력, 언어 능력 등 여러 인지기능이 점차 악화되는 뇌 질환입니다. 특히 가족 중 치매 환자가 있다면, 나 또한 그 위험에 더 가까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국립중앙치매센터와 WHO, 미국 NIH에 따르면, 치매 환자의 약 60~80%는 알츠하이머형 치매이며, 이 중 일부는 유전적 소인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가족력에 따른 조기 인지와 예방이 중요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1. 가족력 있는 치매, 발병 확률은 얼마나 될까?
치매는 완전한 유전 질환은 아니지만,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발병 확률이 증가합니다.
- 부모 중 한 명이 치매 → 자녀의 위험도 약 1.5~2배 상승
- 양쪽 부모 모두 치매 → 발병 확률 약 3~5배 증가
- 형제자매 치매 → 동일 유전자를 공유하므로 2~3배 높음
- ApoE-e4 유전자 보유 → 알츠하이머 발병 가능성 2~12배까지 증가
즉, 가족 중 치매 환자가 있다면 그 자체로도 고위험군에 속하게 되며, 증상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몸과 뇌가 보내는 신호에 주의해야 합니다.
2. 치매의 조기 증상, 무심코 넘기기 쉬운 변화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지 않습니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사람에게는 사소한 이상 행동도 조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아래 증상 중 2개 이상이 반복된다면, 검사를 고려해 보셔야 합니다.
① 최근 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방금 한 말을 반복하거나, 전화한 내용을 잊는다면 단기 기억력 저하일 수 있습니다. 치매 초기엔 오래전 기억은 남아 있지만, 최근 사건부터 먼저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② 시간과 장소에 대한 감각이 흐릿해진다
약속 날짜를 착각하거나, 익숙한 장소에서도 길을 잃는 경우가 늘어납니다. 특히 밤낮을 자주 헷갈리거나, 갑자기 외출하려 하는 행동이 잦아지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③ 물건을 잘 잃어버리고, 남 탓을 한다
열쇠, 지갑 등을 자주 잃어버리고는 타인을 의심하는 행동도 초기 치매의 단서입니다. 물건을 이상한 장소에 두고 기억하지 못하는 것도 대표 증상입니다.
④ 익숙한 일처리에 혼란을 느낀다
계산, 요리, 청소 등 평소 익숙하던 일도 갑자기 어려워 보이고 실수가 잦아집니다. 은행 업무나 핸드폰 조작을 갑자기 못 하게 되는 경우 조기 진단이 필요합니다.
⑤ 단어 선택이 느려지고 문장이 어눌해진다
표현하려는 단어가 떠오르지 않거나, 문장이 단순해지고 반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화에 소극적이 되고 사람을 피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⑥ 성격과 감정이 눈에 띄게 변한다
갑자기 짜증을 잘 내거나, 우울감, 불안감을 자주 호소합니다. 감정 조절 능력의 저하는 치매의 감정중추 손상과 관련이 있으며, 조기 발견의 주요 단서입니다.
⑦ 판단력과 계획 능력이 감소한다
옷차림이 계절과 맞지 않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데 실수가 잦다면 인지기능 저하가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경제적 판단력이 저하될 때 주의해야 합니다.
3. 가족력 있는 사람에게 권장되는 치매 검사 시기
다음과 같은 조건이 있는 경우, 일반적인 65세 이후가 아닌 50대부터 조기 검사를 시작해야 합니다.
- 부모가 70세 이전에 치매 진단을 받은 경우
- 형제자매 중 60세 이전 치매 발병
- 가족 중 유전성 알츠하이머 확진자 존재
- ApoE 유전자형 중 e4 대립유전자 보유자
권장되는 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인지기능 간이검사 (K-MMSE, MoCA)
- 신경심리검사 (SNSB-II)
- 뇌 MRI 또는 CT
- 혈액검사 (갑상선, 비타민B12, 엽산, 당대사 등)
- 유전자 검사 (ApoE, PSEN1, APP 등 필요 시)
4. 치매를 예방하려면 생활 속에서 이렇게
치매는 유전적 소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습관을 실천하면 발병을 지연시키거나 완화할 수 있습니다.
- 하루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 뇌혈류 개선, 해마 부피 증가
- 지중해식 식단: 항산화 및 항염 효과, 인지기능 보호
- 사회적 교류 유지: 외부 자극은 뇌를 활성화시킴
- 독서, 악기, 글쓰기: 인지활동은 신경망 재구성 촉진
-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관리: 혈관성 치매 예방 필수
특히 고혈압이 조절되지 않은 경우 치매 발병률이 2배 이상 증가하며, 흡연과 수면무호흡증도 치매의 주요 위험 인자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5. 전문가의 조언 – 가족력이 있다면 ‘지금’이 중요
“치매는 기억이 사라지는 병이지만, 그보다 먼저 인간관계, 감정, 생활의 리듬이 먼저 무너집니다. 가족력이 있는 분은 10년 전에 대비하셔야 합니다.” – 서울대병원 신경과 조○○ 교수
6.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다음 항목 중 3개 이상 해당된다면, 전문의 검진을 권장합니다.
- 최근 일을 자주 잊고 메모가 늘어났다
- 자주 물건을 잃어버리고 남 탓을 한다
- 길을 잘 헤매거나 시간을 자주 착각한다
- 감정 기복이 심해지고 짜증이 많아졌다
- 평소 하던 일을 어려워하고 미루게 된다
- 이야기 중 단어가 자주 떠오르지 않는다
7. 마무리하며 – 기억보다 중요한 것은 예방입니다
치매는 고령화 사회에서 가장 두려운 질병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가족력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발병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지금부터 실천하는 예방과 조기 대응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작은 기억력 변화, 사소한 행동의 변화에도 귀 기울이세요. 가족력이 있다면 그 신호를 더 일찍, 더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미래의 나’를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 이 콘텐츠는 건강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정확한 진단 및 치료는 신경과 전문의 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담 후 진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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